5년4개월 오래 기다린 이승우 "북중미 월드컵까지 생각 안해, 흘러가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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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26, 전북 현대)가 한층 성숙해진 몸과 마음으로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이승우가 5년 4개월 만에 축구대표팀으로 돌아왔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부상으로 소집 해제된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과 엄지성(스완지 시티)의 공백을 이승우와 문선민(전북 현대)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승우는 급히 대표팀에 합류했고, 지난 13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한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승우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건 2019년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평가전 이후 5년이 넘었다.
유럽 생활을 마치고 K리그로 돌아온 뒤 늘 국내 무대에서는 정상급 활약을 펼쳐왔다. 수원FC 1년차였던 2022년 14골 3도움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K리그에 적응했고, 지난 시즌에도 10골 3도움의 성적표를 남겼다. 선발보다 주로 교체로 들어가는 출전 시간 이슈가 있었지만 이승우는 특유의 공간 및 동료 활용을 통해 통통 튀는 발재간을 과시했다.
자연스럽게 이승우의 대표팀 발탁이 화제였다. 그런데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등 굵직한 메이저대회를 놓쳤다.
이승우는 묵묵히 득점을 쌓아나갔다. 지난 여름 수원FC에서 전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앞으로도 K리그에 매진하기로 했다. 올 시즌 역시 11골 5도움으로 활약상이 좋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고 황선홍, 김도훈 등 국내 지도자들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을 때부터 이승우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돌았던 이유다.
K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우뚝 선 이승우가 홍명보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비록 부상자 발생에 따른 대체 발탁이긴 하나 일단 기회의 문을 열었다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 복귀를 열망해온 이승우라 가벼운 패스 연습과 미니 게임에서도 활짝 웃는 얼굴이었다.
급히 수도권으로 올라오느라 KTX 티켓이 없어 입석으로라도 홍명보호로 향한 이승우는 "부상 선수들이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대표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며 "이미 다 봤던 선수들이라 편안하다. 5년이 지난 것 같지 않다. 다들 반가워하고 축하해줘서 고마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승우는 대표팀 공격 전 지역을 소화 가능하다.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왔던 2선 가운데에서 공격을 직접 풀 능력이 있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 엄지성 등이 부상으로 빠져나간 측면에 둬도 제몫을 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여러 복안을 가지고 있을 홍명보 감독과 나눈 대화를 묻자 "소속팀에서 더 잘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웃었다.
이승우는 오는 15일 이라크와 월드컵 예선 4차전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선발은 아니더라도 상황을 뒤바꿀 조커로는 활용폭이 상당하다. 이승우는 "만약 출전하게 된다면 그냥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 시간만을 기다려 왔다"라고 들뜨지 않았다.
멀리 생각하지도 않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던 이승우에게 2026년 북중미 대회를 묻자 "아직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그저 흘러가는 대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훈련하며 몸을 만들어왔다. 이 특별한 곳에,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오게 됐다"라고 현재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