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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도 못 가고 짐싼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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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또다시 체면을 구겼다. 이탈리아는 30일(한국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 2024 16강전에서 스위스에 0대2로 져 탈락했다. 전반 37분 스위스 레모 프로일러(볼로냐)에게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루벤 바르가스(아우크스부르크)에게 쐐기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이탈리아는 2021년 열린 직전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디펜딩 챔피언’. 하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스위스를 상대로 슈팅 수 10-16, 유효 슈팅 1-4로 밀리는 졸전을 벌였다. 이탈리아가 유로 본선에 출전해 8강 진출에 실패한 건 역대 두 번째로, 2004년 조별 리그 탈락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우승 4회(공동 2위), 유로 대회 우승 2회(공동 3위)에 빛나는 전통 축구 강호. 그러나 최근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월드컵에선 2006년 우승 후 2010·2014 대회에서 2연속 조별 리그 탈락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땐 스웨덴과 벌인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유로 2020 우승으로 반등하는가 했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또다시 탈락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스페인·크로아티아와 함께 묶인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아 16강에 올랐으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결국 16강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스위스에 완전히 제압당하며 귀국길에 올랐다. 경기 후 “스위스는 페라리(스포츠카) 같았고, 이탈리아는 피아트 판다(경차) 같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패배로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감독을 향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2022-2023 시즌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던 스팔레티 감독은 지난해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클럽팀 감독으로는 ‘전술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대표팀에선 확실한 전술 색채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마다 다른 포메이션과 선수 조합을 들고 나와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팔레티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도 “리그 조기 우승을 확정한 인테르 밀란 선수들 훈련이 잘 안 된 것 같다” “이 팀을 이끌고 1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했다” 등 변명했다.


개최국 독일은 도르트문트에서 덴마크를 2대0으로 누르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후반 8분 VAR(비디오 판독)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카이 하베르츠(아스널)가 선제골로 연결했고, 15분 뒤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가 니코 슐로터베크(도르트문트)가 후방에서 날려준 롱패스를 받아 드리블한 뒤 쐐기골을 터트렸다. 독일 축구 역시 2018·2022 월드컵 연속 조별 리그 탈락과 유로 2020 16강 탈락 등 최근 암흑기를 겪었으나, 홈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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